꿈은 장군, 현실은 졸개



사람들은 어려서 삼국지를 읽으면 관우나 조자룡, 제갈공명, 성격 특이한 사람은 조조를 꿈꾼다. 그 장수들의 무용담을 읽으면서 꿈을 꾸게 된다. (참고로, 나이를 먹어갈 수록 조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된다.)


10만 대군을 이끌고 전장으로 향하는 장수라든가, 5천의 기병을 이용하여 야습을 감행한다든가......


관우가 되고 싶었건만 애석하게도 우리들 대부분은 10만 대군을 이루는 한 명이라는 점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 1명이 더 있건 없건 10만 대군이라 부른다는 사실이 더욱 광분하게 만든다.


회사에서도 특급 고과를 받거나 이사로 진급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서도, 그나마도 쉽지 않고, 그 사람들 진급하게 해주는 전체 모수에 해당하는, 먹이사슬 맨 밑바닥에 깔아주는 초식동물이 된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생각해보면, 5천년 역사 중에 교과서에 이름 남기고 간 분들은 몇분 안되는거 같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은 물론이고, 생각해보면 태종태세문단세...... 같은 글자로 암기되는 축에 끼는 것도 일국의 왕이나 되야 한번 낄수 있는데, 감히 상상이나 하겠는가?


내나이 서른 중반에 이룬거 하나 없이 앉아서 세월만 간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당연히 받아들이게 되는거 같다. 포기할 건 포기하고, 챙길건... 음 챙길건 별로 없네!


휴~~!


이런 생각이 들다가고, 집에 들어가서 자고있는 새끼들 얼굴보면, 10만 대군이 되도 살아갈 만한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족보에는 이름 한줄 남지 않는가? 이거면 되지 뭐.


현실을 현실도 받아들이고, 이제는 내 식구들, 친구들하고 알콩달콩 살아봐야 겠다.



헛된 장수가 아니라 현실적인 남편, 아버지, 자식으로서 ......


* 30대중분에 작성한 글이라 10년이 넘은 지금 보니 많이 부족한지라, 모두 지워버리고 다시 작성하고 싶었지만, 그때 생각을 보존하는 차원에서 그냥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참고하세요.


- 출처 : 자작

- 최초 작성일 : 2004년 10월 25일

- 최종 수정일 : 2017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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