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칼퇴근



개발자라면 누구나 개발방법론, 디자인 패턴, 워크플로우, 프레임워크, 익스트림 프로그래밍, 애자일 등 멋져보이는 용어들에 대해서 들어보았을 것이다.


개중에는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들어는 봤지만 뭔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대충 이해는 하지만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략 2000년 전후로 한창 ISO바람이 불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표준적인 절차를 인증받겠다는 것인데, 문제는 이게 대충 빨리빨리 도입되었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 ISO인증을 받는 다는 것은 개인이 MCP, OCP, LISP 같은 자격증을 취득하여 인정을 받는 것과 같은 효과 즉, 수주나 입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새로운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ISO인증 도입의 문제는 그 껍떼기만 받아들였지 실제 내용이나 철학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데 있다. 물론, 그래도 어느정도의 의식 수준 향상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ISO하면 기억에 남는것이 뭔가? 본인은 문서다. 아니 문서 쓰레기 더미다.


과연 내가 작성한 ISO 문서들 중에 충분히 그 작성 목적이나 목표, 철학에 대한 이해나 고민이 있었는지 누군가 물어보면, 본인은 아직도 ISO가 뭔지도 모르고 문서작업만 했다고 말할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방법론이란, 문서작업만 양산하는 대단히 귀찮은 존재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남아있는지는 모르겠다. 원래의 ISO의 목적은 분명 그런 잡무만 늘리는게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다시 최근들이 이런 방법론들과 연관이 높은 것들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개발자들도 단순코더에서 개발자로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들, 고민들이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디자인 패턴 같은 경우가 그렇다. 처음 서블릿이 공개될 당시만 해도 디자인 패턴이란 용어가 생소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한번정도는 들어본 단어가 되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디자인 패턴도 잘 이해하는 사람수도 적을 뿐더러,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본 사람들도 아주 소수이기는 하지만 한두가지 패턴정도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알고 있다.


그래도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까? 아무도 몰랐지만, 지금은 한두명씩 디자인 패턴을 통해서 업무효율이 높아지는 경험(비록 실패하더라도)을 하기 시작한다는 사실!


업무 효율을 극대화 해서 개발기간을 반으로 줄이는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앞에서도 말했듯이 문제는 그런 방법이 단순히 껍데기만 이해하고 하루이틀에 이뤄지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고민하고, 개선하고, 또 고민하고......


예전에 누군가 방법론이 정착되려면 5년간은 고민해야 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우리는 ISO든 CMMI든 인증을 받는게 그 목표이자 목적이지, 실제로 인증을 받고 나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좀더 개발자들에게 실질적인 것들을 도와줄 수 있는 개념들이 소개되고 있다.


물론, 적용전에 충분히 고민해서 신개념을 나름대로 그 원리에 공감해야 한다. 이해가 아니라 아무리 고민해도 답을 얻기 어려웠을 때, 누군가 결정적인 답을 제공해줄때의 그 느낌을 공감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이를 적용하고 수정해 가면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개발자들도 칼퇴근이 당연시되는 시대를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서 고민함이 옳지 않을까?


< 아래는 2014년 8월 30일 추가함 >


요구사항 불명확에 초기 설계도 없이 바로 코드부터 작성하는 방식으로는 프로젝트 뒤로가면 갈 수록 그 부담은 커지고, 코드는 스파게티가 되어간다. 결국 프로젝트 막판에 99%에서 멈춘다. 개발자들은 밤새워가며 수정하지만 그럴 수록 더 많은 버그들이 양산되는 악순환이 시작되면서 고착상태에 빠져버린다.


프로젝트는 언제나 개발 초기에 공을 많이 들여야 한다. 


요구사항을 잘 분석하고 아키텍처 설계와 공통코드등 초기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파급효과가 엄청난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당장 화면을 몇개 개발하여 완성했는지로 프로젝트 진도를 측정하고 있다면, 당장 그 관행부터 바꾸길 바란다. 초기에 집중하고 화면은 개발 막판에 대량으로 찍어내도록 해야한다.



- 출처 : 자작

- 최초 작성일 : 2004년 6월 14일

- 최종 수정일 : 2014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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