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사기에 대해서



팀을 운영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개발자의 사기는 가장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하는 핵심 요소이다. 개발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수적이란 얘기인데, 실제 상황에서는 사기 진작은 커녕 사기를 떨어뜨리는 짓들이 서슴없이 행해진다.


먼저, 개발 일정을 예를 들어보자. 대부분은 개발자들은 자기 스스로 개발 기간을 20 ~ 30%가량 축소해서 일정을 산출한다. 즉, 알아서 빡빡한 스케쥴을 수립하는게 보통이라는 말인데,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서 어떻게든 더 줄이게 하여, 개발자를 야근은 물론 주말까지 반납하고 개발하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다.


개발자의 야근이나 주말에 출근하는 열악한 환경, 예를 든면, 주당 70시간이 넘는 경우들도 발생하게 되는데, 나중에는 아예 일정 자체가 초과근무를 기본으로 수립된다는 것이다.


개발자도 사람이기에 그런 일들이 자주 일어나면 방어적이 될 수 밖에 없다. 한두번은 개발자가 속아주겠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사소한 것들도 개발자와 말싸움을 해가면서 일정을 조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회사는 물론 담당자들, 개발자들 모두가 실패하는 경우이다.


그럼 그 때는 또 개발을 외주를 써야 한다는 둥 다른 회사는 1주일 걸릴 일을 우리회사는 1달을 한다는 식으로 사기를 말살하는 행태가 자행된다.


아리러니 한것은, 개발자는 선천적으로 구체적이며 논리적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일정에 맞춰지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에 쉽게 의존하는 습성이 있다는 점이다.


여하튼, 일정수립절차 말고도 회사 전체적으로 개발자의 사기를 저해하는 행위들도 많다. 예를 들면,


- 사무용품하나 구매하는것도 일일이 결재를 받아야 한다.


- 출근시간은 강제하면서 퇴근시간은 강제하지 않거나, 오히려 좀더 늦은 퇴근시간을 강요한다.


- 개발자를 위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어떻게 하면 더 욹어먹을까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 냉난방이 절대로 안되는 환경에 개발자들을 방치하는 등의 기본 환경을 구성할 의지가 없다.


- 개발에 집중할 수 없도록 완전 개방되고 소란스러운 사무실 분위기 등등.


뭐,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물론 개발자에게만 해당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물론, 비품을 완비하고, 사무실을 넓혀주고, 연봉도 많이주고, 인원도 더 뽑는 것 같은 돈과 관련된 문제들이 대부분인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회사나 관리자의 의지라고 본다.


개발자 하나 하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기본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관리자라면 답을 찾는 노력을 하거나 답을 찾음으로서 개발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다.


의외로 간단한 방법들이 많다. 예를 들면, 내부 스터디 그룹을 진행한다거나, 프로젝트에서 특정 부분을 전담시키면서 전권을 주거나, 내부 일정 수립 권한을 부여하거나, 건의사항을 검토해서 실천해가는 모습......


개발자를 무시하지 않고 그들에게 감사하며 같이 가고자 하는 모습을 원하는 것이다. 개발자 선배들은 오히려 줄게 많다. 전문 지식이나 추천서적, 시스템 경험등 후배들을 이끌어가서 성취감을 높이는 동기부여 행위를 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당신이 만일 관리자라면, 권한을 최대한 이양하고, 팀원들의 말에 귀기울일것이며, 업무 시간을 양으로 판단하지 말고 질로 판단하되, 책임만은 당신이 가져가라.


당신이 만일 선배라면, 기술적인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현재 시스템의 개선사항을 도출해서 후배사원들의 잡무를 줄이거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만한 기술들을 찾는데 게으름을 피지 말라.


당신이 만일 후배라면, 타성에 젖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소규모 스터디 그룹을 시작하고, 새로 맡는 업무들 중 자동화 가능한 업무들을 찾아내서 자동화하고, 선배들의 잡무를 덜어주라.



이러한 일들이 매일 반복되어 1년이 쌓인다면 최고의 사기를 지닐 뿐만 아니라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며, 이로 인해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늘어날 것이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고민하지 말고 실천하는게 중요하다.


사기 진작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팀장에게 있고, 그 다음은 선배들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책임이 있다.


- 출처 : 자작

- 최초 작성일 : 2004년   8월 18일

- 최종 수정일 : 2014년 10월 20일


'일상 에세이 > 개발자의 꿈과 현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발자에서 관리자로  (0) 2014.08.30
개발자의 칼퇴근  (0) 2014.08.30
대량생산된 웹개발자  (0) 2014.08.23
개발이사들에게 기대해 본다.  (0) 2014.08.23
개발자 그다음은?  (0) 2014.08.23
  Comments,     Trackbacks